그린수소_블루수소_그레이수소

그린수소, 블루수소, 그레이수소의 모든 것

안녕하세요, 아이템파파입니다. 얼마 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보니 작년 같은 달보다 30% 가까이 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에너지 비용이 계속 오르는 것도 그렇지만, 미세먼지 나쁨 예보가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을 보면서 정말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최근 뉴스에서 ‘그린수소’, ‘블루수소’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같은 수소인데 왜 색깔로 구분하는 걸까요? 그리고 정말 친환경적인 건 어떤 수소일까요? 오늘은 이런 궁금증을 함께 해결해보려고 합니다.

1. 색깔로 구분하는 수소, 대체 왜?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로, 우주 전체 질량의 75%를 차지합니다. 무색, 무미, 무취의 기체이지만, 실제로는 생산 방식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친환경성 정도에 따라 수소를 색깔로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수소의 약 96%는 화석연료로부터 만들어지는 ‘그레이수소’입니다. 나머지 4%가 좀 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되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수소는 무조건 친환경적”이라고 오해하시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수소 자체는 연소할 때 물만 나오지만, 그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수 있거든요.

2. 그레이수소: 현실적이지만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분리해내는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이를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공정(SMR)’이라고 하는데, 화학식으로 표현하면 CH4 + H2O → CO + 3H2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CO2 + 4H2가 만들어집니다.

문제는 수소 1kg을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가 무려 10kg이나 배출된다는 점입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그레이수소로 전기를 1기가와트 생산할 때마다 온실가스가 443만 톤 배출되는데, 이는 LNG발전으로 동일한 양의 전기를 생산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2배에 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레이수소가 전체 수소 생산의 96%를 차지하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입니다. 현재 그레이수소 생산비용은 kg당 1.0~2.2달러 수준으로, 다른 방식에 비해 훨씬 저렴합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3. 블루수소: 현실적인 중간 단계의 친환경 해법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와 생산 방식은 동일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기술(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줄인 수소입니다.

CCS 기술은 이미 높은 성숙도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블루수소는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SK E&S는 2025년 보령에서 연산 25만 톤 규모의 블루수소 생산을 시작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영구히 저장하거나 시멘트, 반도체 가스, 타이어 소재 등에 활용됩니다. 이는 단순히 저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블루수소의 생산비용은 kg당 1.5~3.0달러 수준으로, 그레이수소보다는 비싸지만 그린수소보다는 훨씬 저렴합니다. 정부도 올해부터 블루수소 생산기지 구축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개소당 70억 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4. 그린수소: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원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하여 만든 수소입니다.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궁극적인 친환경 에너지’로 불립니다.

하지만 그린수소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먼저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높고, 수전해 설비의 효율이 아직 낮아 많은 전력이 필요합니다. 한국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그린수소 생산단가는 그레이수소보다 3~4배 높습니다. 구체적으로 그린수소는 kg당 3.0~7.2달러의 비용이 듭니다.

환경부는 그린수소 정책 비전으로 △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시설 확대 △수전해 기반 수소에너지를 물산업에 포함시켜 인프라와 경험을 활용한 기업 지원 △한국수자원공사를 세계 최고의 그린수소 공공기업으로 육성을 제시했습니다.

5. 친환경 수소에너지의 미래 전망

세계 수소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KDI경제정보센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수소 시장 규모는 약 1,400억 달러였으나, 2030년에는 2,5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8.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2025년은 전 세계적으로 수소 기술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U는 2030년까지 청정 수소 1,000만 톤을 생산하고 추가로 1,000만 톤을 수입하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일본은 2030년까지 수소 공급 비용을 현재의 100엔/Nm³에서 30엔/Nm³로 낮추는 목표로 향후 15년간 민관 공동으로 총 15조 엔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청정수소 생산비용을 kg당 1달러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에너지 어스샷 이니셔티브’를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 수전해 장치 시장 규모는 2020년 0.936GW에서 2025년 5GW, 2030년 40GW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6. 한국의 친환경 수소 정책과 전략

우리나라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꾸준히 친환경 수소 생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에는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수전해, 수소연료전지 및 발전’을 선정했습니다.

2022년 기준 국내 수소산업 분야 총 매출액은 2021년 대비 약 51% 증가한 12.5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수소 분야 총 투자액은 전년 대비 418% 증가한 4.1조 원 규모로 확인되었습니다. 수소산업 종사자수는 약 34,380명으로, 그중 수소활용 부문 종사자가 63%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7. 친환경 수소의 현실적 활용 방안

현재로서는 단기적으로 블루수소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전환이, 장기적으로는 그린수소로의 완전한 전환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보입니다.

블루수소는 기존 천연가스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빠른 확산이 가능하고, CCS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더 친환경적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 그린수소는 수전해 기술의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 비용 하락을 기다려야 합니다.

마무리: 친환경 수소 시대를 향한 현실적 접근

친환경 수소에너지의 미래는 분명 밝습니다. 하지만 그린수소만을 고집하며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단계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첫째, 당장은 블루수소를 통해 그레이수소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CCS 기술의 발전으로 블루수소의 친환경성은 계속 향상되고 있고, 경제성도 확보되어 있습니다.

둘째, 그린수소 기술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수전해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 비용 절감이 이루어지면 그린수소의 경제성도 확보될 것입니다.

셋째, 수소 활용 분야의 다변화가 중요합니다. 수소차뿐만 아니라 선박, 열차, 발전, 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결국 친환경 수소에너지는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핵심 열쇠입니다. 색깔로 구분되는 수소들 각각의 특성을 이해하고, 현실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우리도 수소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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